제보자들 제주도 거문오름 마을 이장 그리고 제주도동물테마파크
유네스코 세계자연 유산이라는 거문오름을 포함해서 여덟 개의 작은 오름들이 둘러싸고 있는 제주도 조천읍의 선흘2리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합니다.
이 마을에서는 최근 '이장' 때문에 단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고 합니다.
도대체 어떤 사연인걸까요?
이렇게 매일 매일 살얼음판처럼 시끄러운 이유는 주민들이 현재 선흘2리의 이장을 몰아내고 새로운 이장을 선출하려는 문제 때문이라고 합니다.
자칫하면 한 마을에 이장이 둘이 될 수도 있는 당황스러운 상황인데요.
그들에게는 어떤 일이 있는걸까요?
제주도 조천읍 지역은 지난해 2018년 10월, 세계 최초 람사르습지도시로 선정된 곳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곳에 약 17만 평 규모의 '제주동물테마파크'가 조성될 것이라는 사업 계획이 발표되었다고 하는데요.
이에 사업의 당위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지난 7월 26일에 선흘2리의 이장이 마을의 공식 절차를 거치지 않고 남 몰래 7억 원의 마을 발전기금을 조건으로 상호 협약서를 체결한 사실이 밝혀지게 됩니다.
이에 반대대책위원회에서는 이장이 독단적으로 체결한 협약서는 원천 무효임을 주장하며 임시총회를 열고 이장 해임 결의안을 가결했습니다.
그러나 조천읍에서는 해임승인 불가를 통보했고 이에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었습니다.
이장이 7억 원에 마을을 팔아먹었다고 주장하는 주민들과 문제 될 게 전혀 없다는 이장.
이들의 간극은 좁혀질 수 있을까요?
주민들이 주장하는 건 선흘2리는 한라산 중턱에 있는 지형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겨울에는 1미터에 가까운 폭설로 며칠씩 고립되기도 하고 강수량은 약 2600mm로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의 두 배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평소에도 안개가 많이 끼기 때문에 한 치 앞도 잘 보이지 않아서 운전조차 힘든 곳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곳에다가 열대 사바나 초원에서 살아야 될 사자나 기린, 코끼리 등의 동물들을 가두고 전시해서 돈벌이에 이용한다는 것은 동물 학대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업 예정 부지는 제주 고유의 생태숲인 곶자왈이 위치한 곳으로 지하수의 보고라고 하는데요.
제주동물테마파크 측에서는 대규모 사업장에서 나오는 오수를 오수관에 연결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중수 처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육지와는 달리 지하수를 생명수로 삼고 있는 제주도민들로서는 대규모 관광 시설에 의한 지하수 오염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데요.
또한 이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선흘 2리 주민들은 중산간 마을의 고질적인 물 부족 문제, 맹수 탈출의 위험성, 인수공통전염병의 발생 위험성, 동물 분뇨의 악취, 맹수의 소음 등의 문제를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였습니다.
그리고 제주도동물테마파크 조성사업부지는 13년 전에 환경영향평가를 받고 2007년에 조랑말 중심의 전통체험장 사업으로 승인을 받았던 곳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2011년에 재정난 등을 이유로 공사가 중단됐었다고 하는데요.
그러다 2017년에 사업자가 변경되었고 동물테마파크로 재착공을 시작한 것이였습니다.
현행법상 공사 중단 이후 7년이 지나면 환경영향평가를 새로 받아야 하는데 6년 11개월 만에 공사를 재개하면서 만기일 20여 일을 앞두고 꼼수로 회피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논란이 거세지자 지난 4월 환경영향평가 변경심의위원회는 사업 승인 조건으로 두 가지 보완사항을 사업자 측에 제시했는데요.
그것은 바로 주민과의 상생 방안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것과 람사르습지 관리위원회와의 협의였습니다.
이렇게 흘러가는 상황에서 선흘2리 이장의 독단적인 협약서 체결 사실이 밝혀진겁니다.
마을에 갈등의 씨앗을 틔운 사업자 측과 이러한 상황을 지켜본 관련 지자체의 입장은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