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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상담] 소개팅 받았는데 제 취미를 문제 삼네요.


"제 고민을 들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20대 중반인 여자입니다.


솔로로 지낸지는 약 1년정도 되구요.


일도 바쁘고 새로운 사람 만나기도 귀찮고 딱히 외로움 없이 잘 살고 있었습니다.


얼마 전 친구가 소개팅을 해보라길래 전 귀찮아서 안한다고 했어요.


근데 자꾸 남자쪽에서 여자 소개 시켜달라고 귀찮게 한다면서 다른 친구들은 다 커플이라며 딱 한번만 나가달라는겁니다.


그래서 딱 커피 한 잔만 마시고 사람 좋으면 만나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 나갔습니다.


여자 소개시켜달라고 조른다길래 별로 매력이 없는 사람일 것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나름 첫인상은 괜찮았어요.


잘생겼거나 훈훈한 외모는 아니지만 깔끔하게 생겼고 옷도 단정한 스타일로 입고있었습니다.


단지 나이가 좀 많아서 그렇지 뭐 그래도 나이보단 동안이었어요.


이런저런 얘기를 나눠보니 좀 고지식한 사람 같기는 해도 대화도 잘 통하기도 했고요.


몇 번 더 만나봐도 괜찮겠다 싶었는데 쉬는날 뭐하는지 물어보더라구요.


전 주말에 실용 음악 학원에서 취미로 랩 배우거든요.


그래서 취미로 실용 음악 학원 다닌다 했죠.



전 어렸을때부터 랩을 너무 좋아헀고 친구들이랑 노래방가도 거의 랩만 하고 힙합같은거 깊게 알진 못해도 그냥 랩 자체가 재미있더라구요.


자긴 음악하는 여자 멋있는 것 같다고 노래 배우는건지 아님 무슨 악기 배우는건지 물어보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랩한다고 말했습니다.


학원 다닌다고 했을때만해도 뭔가 선망의 눈빛같은게 보였는데 그 얘기하니까 별로 좋아하는 표정이 아니더라구요.


순간 괜히말했나 싶었는데 어차피 더 만나보면 알게될거 어쩌겠어요.


어릴때부터 랩을 좋아했다 블라블라 얘기했죠.


일단 이 얘긴 뭐 그냥 그렇게 넘어가고 밥 먹고 번호 교환까지 하고 집에 왔습니다.


카톡 친추만 되있어서 번호가 없었거든요.


그러고나서 그분께 장문의 카톡이 왔는데 자긴 제가 첫인상도 좋고 대화도 잘 통하고 다 좋은데 랩을 하는게 신경쓰인다네요.


자기는 계속 만나보고싶은데 저도 자기랑 계속 만날 마음 있으면 랩은 안하는게 좋을것같다고 하면서요.


진심으로 궁금해져서 랩이 왜 신경쓰이냐고 취미로 랩배우는거랑 만나는게 무슨상관이냐고 답장했습니다.


솔직히 랩하는 여자 연예인들이나 멋있지 일반인이 하면 노는 여자 같아서 별로라고 합니다.


맨날 술담배하고 클럽같은데 다닐 것 같고 랩노래중에 욕 많이나오는 노래도 많지않냐고 하면서요.


자기가 만나보니 그런분은 아닐거라고 생각하는데 남들이 볼 때 좀 그럴것같다네요.


저 클럽 안간지 3년 넘었고 술담배도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욕하는거도 싫어하고 노래도 쌍욕나오고 그런 노래 잘 안 듣습니다.


제가 좋아하는것에 대해 저런식으로 말하는것도 화가 났구요.


자기를 만나려면 제가 좋아하는걸 포기하라는게 그것도 화가 났습니다.


또한 남들보기 그렇다는 것도 누구 보여주려고 만나나 싶기도 하구요.


그래서 카톡 답장 하나 보냈습니다.



아 그러셨구나^^

저도 다 괜찮았는데 그쪽 나이가 신경쓰이네요^^

그쪽도 저랑 계속 만나고 싶으시면 나이를 거꾸로먹고 오시는게 좋을것같아요~

그럼 랩을 그만둘지 생각정돈 해드릴게요^^

아 그 고지식한 꼰대 마인드도 좀 바꿔보시구요!



뭐 이런식으로 보냈더니 읽씹하더라구요. 참나..



그러고 다음날 친구가 연락와서 너 대체 뭘한거냐고 이분이 화를 낸건 처음 본다네요.


그래서 얘기해줬더니 웃으면서 그럼 그냥 저랑 안맞으신것같다고 그럼 되지 왜 그렇게까지 말을 하냐고 그러네요?


생각해보니 뭐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 제가 못되게 하긴 했네요.


그래도 당시엔 화가 났는걸 어쩌겠어요.


이미 저질러버린거 되돌릴 수도 없구요.


너 생각 안하고 말하는 바람에 곤란하게 만들어서 미안하긴 한데 난 할 말은 해야겠다고 했습니다.


니가 불편해질 것 같으면 내가 사과하겠으니 대신 그 쪽이 잘못한 것도 얘기할거라고 했습니다.


주선자도 사실 그 남자가 자꾸 소개해달라고 연락와서 귀찮기도 했고 별로 친한 사이도 아니라고 이참에 자기한테도 연락 안했으면 좋겠다네요.


이상한 사람 소개시켜줘서 미안하다고 맛있는거 사준다고 끝났습니다.


근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정말 취미로 랩하는 여자 있으면 저런 시선으로 보이게 되는지 궁금해지네요.


전 전혀 이상할 것 없다고 생각하는데 단지 저남자가 고지식해서 그런건지 다른 사람들도 보통 그렇게 생각할지 궁금해요.



"차근 차근 조언을 해드릴께요."



글쓴이 님이 가진 취미가 이상한 것도 아니고 단지 랩을 좋아하는 것 뿐인데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아요.


소개팅남에게 사이다 같은 답장 보내신 건 정말 잘하신 일입니다.


처음으로 화냈다는 걸 보니 그동안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인 척하고 다닌 것으로 보여집니다.


실제 성격은 아닌데 좋은 가면 하나 쓰고 다닌거라고 볼 수 있죠.


저런 사람과 사귀게 되면 정말 많이 피곤합니다.


본인은 평판이 좋으니 내가 하는 말은 언제나 옳고 본인을 무조건 따라야하며 타인의 눈치를 엄청 봅니다.


그 영향이 애인에게도 강요하게 되어 정말 정말 피곤해집니다.


앞으로도 좋아하시는 랩 꾸준히 취미활동으로 하시기를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