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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상담]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2년만에 연락이 왔네요.


"제 고민을 들어주세요."



안녕하세요.


고민이라기보다는 알려드려야 될 것 같아서 글을 남겨요.


딱 2년 만에 헤어졌던 남자에게 연락이 왔어요.


짧은 시간이 아니었던 만큼 얼마나 많은 감정 곡선을 그려 왔는지 그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이 울었고 얼마나 많은 다짐을 했었는지 몰라요.


연락은 엊그제 왔어요.


연락받고 정신이 멍해서 이틀 동안은 아무 일도 손에 안 잡히더군요.


알림과 동시에 액정에 그 사람 이름이 뜨는데 정말 숨이 턱 막혔어요.


"정말 그 사람인 건가" 하는 의심은 둘째 치고 이별 때문에 힘들어했던 지난 2년 간의 제 모습이 떠오르면서 정말 목놓아 울었어요.


제 짧은 생애를 쭉 나열했을 때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시기였고 제 가치관과 더불어 저라는 사람을 바꾸어준 시기였기 때문이죠.


예전에 조언해주실 때 이제 좀 살만해지고 이제 좀 숨통이 트일 만하다 싶을 때 찾아온다는 말이 생각나더라구요.


메세지 내용은 구 애인들이 보내는 전형적인 그런 내용이었어요.


지금은 "차라리 연락 오지 않았더라면.." 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근 2년간 손꼽아 기다려왔던 연락이었지만 그 내용은 "이제 와서? 이제 와서 도대체 어쩌자는 거지?" 라는 생각밖엔 안 들었거든요.


사귈 때만 해도 아니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거대한 산으로만 보이던 그 사람이었어요.


후회와 한탄으로 똘똘 뭉친 그의 연락을 보고 있자니 "아 이 사람도 결국" 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서로 몇 번의 연락이 오고 갔고 다시 시작하자는 말에 정중히 거절했어요.


그냥 그거면 된 것 같고 지금은 일말의 미련조차 없어요.


오히려 후련하답니다.


2년 간의 긴 장정이 끝난 느낌이에요.


하루 빨리 잊으려고 발버둥 치며 정신없이 살았지만 머리에는 그 사람이 박제된 상태였어요.


어떻게든 괜찮은 척하며 지내봤지만 화장실에서 울고, 버스에서 울고, 설거지하다가 울고, 화장하다가 울고 참 일상 곳곳에 흩뿌려진 사람이었어요.


지울 순 없지만 이젠 그 아픔도 꽤 무뎌졌고 어째서인진 몰라도 무엇보다도 멈춰있던 시간이 흐른다는 느낌이 드네요.


또 여담이지만 그 사람뿐만이 아니라 그 시기 자체가 제게 참 어려움이 많던 시기였어요.


집안 형편과 더불어 힘겨웠던 시간이었거든요.

 

지금은 많이 나아졌어요. 


날씨는 겨울이지만 정말로 이제 제 마음은 봄이 왔네요.


그 사람 덕분에 한층 성숙해진 것 같아서 슬펐지만 제겐 참 뜻 깊었던 시간이라고 생각돼요.


정말로 안 올 것만 같던 연락이었고 이별하는 과정 내내 독종 같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솔직히 그 사람에게 연락 왔단 사실이 지금도 믿겨지지 않아요.


이별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누군가가 계신다면 지금 무엇이든 해보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정말 주책일 정도로, 정말 안 해본 게 없을 정도로 (전화하고, 편지 쓰고, 집 앞에 찾아가고 했어요.


또한 그 사람 친구에게 연락하고 지금 생각해보면 흑역사의 이불킥 베개킥 콤보지만 묘하게 후회되지는 않는 경험들이네요.


반대로 잠시 상황을 지켜보기 위해 연락을 자중하겠다, 라는 생각이 자신의 계산에서 나온 사항이고 또 그것을 본인이 바란다면 그것대로 하셔도 돼요.


정답은 없으니까.



그저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친구의 의견이든, 가족의 의견이든, 상담소의 의견이든 남들의 말에 쏠려 본인의 생각이 꺾이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수도 없이 셀 수 없는 이별의 상황에서 본인이 처한 이별의 상황은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다들 최대한의 것을 해보았으면 좋겠어요


이성이 감성을 이길 순 없어요.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앞에서라면 더더욱 말이죠.


이별을 하시는 많은 분들에게 용기와 힘을 조금이나마 드리고 싶네요.



"차근 차근 조언을 해드릴께요."



예전에 서울에 있는 한 상담소에서 일할 때 한참 상담해드렸던 그 분이군요.


그 때 정말 많이 힘들어하셨는데 한동안 연락이 없어서 잊고 있었는데 잘 이겨내고 계셨네요.


정말 이럴 때가 제일 뿌듯합니다.


언제나 이별 상담 때 말씀드리듯이 시간이 약이며 이성은 감성을 이길 수 없답니다.


이별하게 되면 주변의 어떤 이야기도 귀에 들어오지 않게 되죠.


어쩌면 하고 싶은대로 해보는 것이 사랑과 이별 앞에서 한 단계 강해진다고 해야 할까요.


정말 더욱 성숙해지고 멋진 마인드를 갖게 된 모습이 너무 대단하세요.


앞으로 일이나 사랑이나 모든 일에서도 잘 해내실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잊지 않고 안부 전해주셔서 감사해요.